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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스타 신지애 선수의 SNS,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행복한 Golfer. 인생을 즐기며 인생을 만들어가며 인생을 채워가는 중.”
자신을 ‘행복한 골퍼’라고 소개하는 신지애 선수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행복한 골퍼라고 한 건 제가 정말로 행복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직업으로서의 골프는 행복을 느끼기에는 제약이 먹튀검증 많은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따라다니니까요. 더 잘하고 싶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 언젠가부터는 짐으로 느껴지기도 했죠. 제게 있어 골프가 ‘도구’로 전락해 버린 느낌? 그때는 정말 괴롭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걸 깨달았죠. 존재만으로도 제게 힘이 돼주는 분들. 그런 생각이 들고부터는 제 주변에 널려 있는 크고 작은 많은 행복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루하루 그런 행복들을 찾아내다 보니 어느덧 저는 행복한 골퍼가 돼 있었죠. 큰 목표나 성공보다 제 주변의 행복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존’이라는 별명처럼 한국 여자골프 역사에서 신지애(32세) 선수의 발자취는 화려합니다. 19살 때인 2007년 역대 한 시즌 최다승(9승)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했고, 2010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한미일 투어 통산 54승으로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을 계속 새로 써가고 있습니다.


< 신지애 선수 한미일 투어 54승 >
@ KLPGA 투어 21승
@ LPGA 투어 11승
@ JLPGA 투어 22승 (통산 24승 가운데 LPGA투어 우승과 겹치는 2승 제외)

한미일 투어 통산 54승에 유럽 투어 2승, 아시안 투어 1승까지 포함하면 프로 대회 통산 57승. 어마어마한 기록이죠. 신지애 네임드파워볼 선수가 여전히 현역으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승수는 더 늘어날 것이고, 이 기록이 다른 한국 선수에 의해 깨지는 건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저도 모르게 너무 결과에 집착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그 안의 과정을 잃어버린 것 같은 안전놀이터 느낌을 많이 받았죠. 지금은 어떤 타이틀보다도 제가 좀 더 만족스러운, 제가 원하는 골프를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지애 선수와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골프를 넘어 삶에 대한 통찰과 생각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투어를 라이브배팅노하우 거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함께 10대 시절부터 연습과 대회 출전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날 때마다 읽은 많은 책들이 자양분이 된 것 같습니다. 신지애 선수는 요즘도 책을 많이 읽고, 주위에 책 선물도 많이 합니다.


“아버지께서 책 읽는 걸 좋아하세요. 책뿐만 아니라 글 자체를 좋아하시고 가까이하시죠. 그러다 보니 저도 자연스레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것 같아요.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인간의 가치와 생각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늘 배우려고 합니다. 또 삶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관계’에 관한 생각 또한 알아가고 넓혀가려고 합니다. 책은 사람이 쓰고, 작가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 있잖아요. 그래서 좋아해요. 사람을 알아가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죠. 사람은 매 순간 선택을 한다고 하는데, 책 읽기는 제가 가능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겁니다.”

신지애 선수에겐 요즘 새로운 취미 생활이 생겼습니다. 지난해부터 배운 ‘드로잉’입니다. (드로잉이란? “주로 선에 의해 어떤 이미지를 그려내는 기술. 색채보다는 선(線) 적인 수단을 통해 대상의 형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어릴 때는 수채화를 좋아했어요. 하지만 요즘 사는 세상은 너무나 다양한 색들로 가득하잖아요. 색으로 인해 본질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드로잉이에요. 처음에는 사실적인 표현을 목표로 시작하지만 내게 다가오는 본질에 대해 생각하고, 조금은 내가 보고 싶고 내가 담고 싶은 온도로 약간씩 변화가 이뤄진 작품들을 그리다 보니 더욱 즐거워지고 있어요.”


신지애는 1988년생 선수들이 주축이 된 ‘V157’ 모임의 멤버입니다. (‘157’은 결성 당시 멤버들의 통산 승수를 합친 숫자인데, 지금은 훨씬 더 늘었죠.) ‘V157’의 멤버는 신지애, 박인비, 이보미, 최나연, 김하늘, 이정은(이정은5), 유소연 등 7명인데, 1990년생인 유소연 선수는 모임의 막내로 총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멤버 가운데 박인비 선수는 2014년에 결혼했고, 지난해 12월 이보미 선수가 결혼을 했는데, 이보미 선수의 결혼을 앞두고 멤버들이 의기 투합해 함께 여행을 떠나 특별한 추억을 쌓고 오기도 했습니다. 동갑내기인 박인비, 이보미 선수가 가정을 꾸렸지만 신지애 선수는 우선은 골프에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은퇴 이후의 삶이나 결혼에 대해 아직까지는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싶지 않아요. 아직은 골프인으로서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할 저이기 때문이죠.”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은퇴’에 대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은퇴에 대한 건 여전히 제게도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죠. 은퇴 이후가 아니라 은퇴 자체, 현역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마무리가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는 거죠. 완벽한 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고, ‘완벽’이라는 게 참 부담스러운 단어지만 은퇴를 얘기할 때만큼은 그 단어를 사용하고 싶어요. ‘완벽은 없지만 완벽에 가까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게 제 바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백기 동안 손목 수술을 받고 재활하느라 대회에 나서지 않았던 신지애는 이달 초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해외 연합팀 주장으로 참가했고, 곧이어 2년 만에 KLPGA 투어 정규 대회 (대유 위니아 MBN 여자오픈)에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조만간 주무대인 일본 투어로 복귀할 예정인데, 코로나19 문제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못했습니다. 신지애는 KLPGA 투어와 LPGA 투어 상금왕을 이미 이뤘고, 일본 투어 상금왕만 차지하면 한미일 투어 상금왕에 오르는 최초의 선수가 됩니다.

“(한미일 투어 상금왕은) 많은 분들께 약속드린 목표고, 스스로도 꼭 이뤄내고 싶은 목표입니다. 단연 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행복한 골퍼’ 신지애의 유쾌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서대원 기자sdw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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