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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습니다. 사실이라면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대선을 앞둔 2017년 3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던 김종인 당시 의원의 탈당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다.

2016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서울 종로구 구기동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라이브배팅노하우 비대위원장의 자택을 방문하고 있다. 왼쪽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현 국회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총선 승리와 균열
문 대통령은 2016년 1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했던 김 위원장을 영입했다. 당내 계파 갈등이 극심했던 민주당으론 반전 카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권을 위임받은 김 위원장은 그해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올려놨다.

2016년 1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대표직을 사퇴한 문재인 당시 전 대표(왼쪽)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먹튀보증업체 연단에 올라 손을 들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균열도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 선임에서 ‘문재인의 복심’으로 검증된놀이터 불리던 최재성 당시 총무본부장을 제외했다. 공천 과정에선 이해찬, 전병헌, 강기정, 정청래 등 ‘친문’ 인사가 줄줄이 컷오프됐다.

특히 필리버스터 도중 자신의 컷오프 소식을 네임드사다리 전해 들은 강기정 전 의원은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강기정 전 의원이 2016년 무제한토론 도중 자신의 공천배제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이에 최재성 의원은 “전에는 보이지 않는 손만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는 손과 보이지 않는 손이 다 있다”며 김 위원장에게 정면 반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공천에서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지명했다. 당내에서는 노욕(老慾)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 위원장은 물러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그러자 대표직에서 물러나 양산에서 칩거해 있던 문 대통령은 상경해 김 위원장을 설득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공교롭게 김 위원장 체제에서 컷오프됐던 이해찬 의원은 현재 민주당 대표다. 다른 컷오프 인사 중 3명(전병헌ㆍ강기정ㆍ최재성)은 차례로 문재인 청와대의 정무수석으로 기용됐다.

◇“다시는 배석자 없이 안 만날 것”

20대 총선이 민주당 승리로 끝난 2016년 4월 22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공개 만찬을 했다. 만찬이 끝난 뒤 두 사람의 말은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각 당 대표를 비롯해 주요인사들과 차담회를 하기 전 김종인 미래통합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문 대통령은 “ 비대위가 끝난 뒤 (김종인 대표가) 당 대표를 할 생각을 않는 것이 좋겠다. 대표를 하면 상처를 받게 된다. 지금 (대표) 합의 추대는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권비전위원회를 만들어 대선까지 경제민주화 스피커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대표) 경선을 나가라고 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당이 또 전당대회로 패거리 싸움을 하면 그것으로 끝이니 단단히 알고 있으라고 말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수권비전위원회’에 대해서도 “하지도 않은 얘기”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자 김 위원장은 “다시는 배석자 없이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해결해야”
문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에 당선 이후 김 위원장을 따로 만난 적이 없다. 지난달 16일 국회 시정연설 후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한 정도가 전부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15년 3월 17일 청와대 여야 영수회담에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경제 정책은 실패했고 총체적 위기”라며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하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메모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이던 2015년 6월 “정부만이 아니라 여야가 초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당시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과 관련 여ㆍ야ㆍ정 고위 비상대책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방역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데는 야당도 큰 책임 있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제대로 고치자”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호우 피해에 즉각 현장 방문을 했고, 코로나 재확산에 대해 참모진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강한 메시지를 낸 것은 민생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라며 “코로나와 경제 문제 등 국난 극복을 위해 야당에 어떤 식으로든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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